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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3-27 19:56
[청소년을 위한 공부방법론] 1.대한민국 부모님께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5,582  
〈1〉대한민국 부모님께

얼마 전 대치동에 있는 특목고 학원에서 강의하는 후배를 만났다. 무기력하고 생기 없는 고등학생을 가르치다가 활기찬 중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니 무척 재미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그 애들이 그 애들이야. 똑같은 애들이지. 그런데 활기찬 중학교 아이들이 애늙은이로 변한 이유가 뭔 지 아느냐.” 초탈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에 달관의 경지에 든 우리나라 고등학생.대학생들. 무엇이 이들을 조로(早老)로 이끌었는지 아는가.

 우리 교육은 공부본질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인간은 언어를 통해 한 세대가 배운 경험과 지식을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 있다. 그래서 인류는 방대한 지식을 쌓았다. 공부란 이 지식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면 지식이란 무엇일까? 지식이란 인간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집대성한 지적 체계이다. 그물로 고기 잡는 방법, 비행기를 만드는 방법,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통화량과 이자율을 결정하는 방법, 이 모두가 지식이다. 성공적이지 못한 지식도 있고 과거에는 매우 효과적이었으나 오늘날에는 그 실효성을 상실한 지식도 있다. 공부를 하는 이유는 과거세대의 경험과 지식을 배워 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우리 공부는 공부의 본질에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학교건 학원이건 아이들의 머리에 과거세대의 지식을 밀어 넣기 바쁘다. 왜 이런 지식이 나왔고, 그 지식이 오늘날 필요한 지식인지 생각해 볼 겨를이 없다. 머뭇거리면 뒤처질세라 아이들을 몰아세운다. 점차 호기심에 찬 눈은 휑한 눈으로, 생기에 찬 몸은 지친 몸으로, 아이들은 점차 수동적이고 신경질적으로 변해간다. 제 후배가 느꼈던 바대로, 모든 것에 무관심한 고등학생이 되어 간다. 부모님은 “그 착하던 아이가 왜 이렇게 변했냐”고 자조하기도 하고 우리 아이가 나와 이야기를 하기 싫어한다고 느끼기도 한다.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고시촌 신림동에는 시험일이 다가오면 손 때 묻는 책들이 대량으로 없어지곤 한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런 사건들은 우리 엘리트의 악의적 지혜의 결과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세상과 이웃에는 무관심하나 목적에는 자동적으로 반응한다. 어렸을 때부터 목적달성으로만 자기가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키워진 우리들의 아이들이다. 부처님 말씀대로 우리가 있으므로 저들이 있다. 그러기에 저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들의 나태함과 무지로 인해 새싹들이 바로 누렇게 변해버렸다. 지적 호기심과 자존감을 높이면서 더불어 살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은 정말 요원한 일일까. 반성과 더불어 새로운 교육을 모색할 시점이다. 물방울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대해(大海)를 이루듯이 부모님들의 관심과 작은 참여가 어린 새싹이 파릇파릇한 잎이 되었다가 꽃봉오리와 열매를 맺도록 할 수 있다. 교육을 바꾸려면 부모님들의 혜안과 협력 그리고, 뛰어난 인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정갈한 마음과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인재들이 모인다. 저부터 그러한 마음을 가지기를 서원(誓願)한다.

 


황남기 / JLS 주니어 로스쿨 아카데미 대표

황남기 대표는 동국대 인도철학과와 불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7회 외무고등고시를 수석으로 합격해 외무부 사무관으로 근무했다.
동국대 법대 겸임 교수와 JLS 주니어 로스쿨 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황남기 로스쿨 논·구술 아카데미 대표로 있다.
 

[불교신문 2492호/ 1월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