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학생 참선수행으로 자신감 회복
 
원명어린이 유치원생들이 원명선원에서 참선수행에 몰입하고 있다.
 
“상생과 평등의 가르침 익히며 성격 변화” 
 
수행에서 참선은 단 한 차례도 중심을 떠나지 않았다. 다만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중심 이동이 뒤따랐다.
 
그만큼 참선 수행에 대한 일반 정의는 확고부동하다. 마음을 집중하여 삼매(三昧)를 이루는 ‘심일경성(心一硬性)’으로 인도불교의 Dhyana(禪那)에 집중하든, 이심전심(以心傳心)과 직지인심(直指人心)로 진여실상(眞如實像)을 꿰뚫는 선불교, 또는 그 선불교 수행에서 조사선(祖師禪)으로 마음을 화두에 집중하는 간화선(看話禪)을 중시하든 수행-참선-삼매는 영원한 삼각동맹이다.
 
 
적극성 회복, 기억력 향상에 큰 도움
 
보호자와 함께 참선하면 효과도 급증
 
 
복잡해 보이는 불교의 근본을 간편하게 수행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아보면 어떨까.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단순함의 자리는 텅 비어있다. 어린애는 단순하다.” 원명선원장 대효스님은 이 두 명제에 화두간택을 틀었다. 제주도 원명선원의 ‘유아기 참선교육’은 그렇게 출범했다. 1985년 출범 당시 목표는 간단했다. ‘참선이 갖고 있는 수행법을 유아기에 보편적으로 교육해 평등 민주시민의 역량을 배양하자.’
 
핵가족 주류의 사회에서 이기심을 벗어나기 위해 상호간의 대등성과 합리주의를 몸에 배도록 하기위해 참선이 도입된 것이다. 결과는 분명했다. 부산하게 행동하고 주의력 결핍으로 지적이 잦던 유아와 학생들에게 성격의 전환이 확연히 나타났다. “참선은 어린이들에게 문제 해결의 습관을 길러줬기에 자신감이 생겨났다.” 방향을 잃은 공격적 성격이 활동에서 적극성으로 전환하는데도 어린이 참선이 유용했다. “특히 말하다가 생각이 나지 않는 학생들이 참선으로 기억을 되살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증언은 교육효과와도 연결됐다.
 
참선 참여 학생들이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 준 사례들도 주효했다. 어린이들이 자신감이 생기면서 자연 거친 행동이 다듬어졌다. 자신감은 특수함을 배제하는데 제격이었다. 어린이의 공격성이 상대의 특수함에 대한 저항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참선은 인간과 주변 사물에 대해 주종관계가 아닌 상호 대등하게 관계지어진 연기(緣起)와 중도로 본다. 주관보다 보편성에 기초하므로 어린이 세계와 밀접하다.” 결국 특권층이 배제되고 편견과 무지가 지혜와 어떻게 대립되는지 확연해졌다. 그래서 어린이 참선은 학기 초에 소그룹으로 출발해야 성공률이 높다.
 
어린이참선의 관문은 보호자였다. 어른들의 참선 이해에는 ‘단기 참선’이 유용했고, 이는 생활참선 프로그램 개발로 이어졌다. 경기도 안성에 새 둥지를 튼 활인선원에서 직장인들이 편하도록 매월 5일이나 7일간의 삼매체험 단기참선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학생과 청소년을 위한 30일 참선과 50일 100일 참선도 결행됐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현대인들의 단기참선인 만큼 단식참선과 간화선을 병행하기도 했다.
 
주말을 겨냥한 5일 단기참선을 막 끝낸 울산시 유치원 교사 제솔지 씨(29)는 “불교의 삼매가 그렇게 평등에 기초한 줄 처음 알았다. 단기참선으로 완전무결한 지혜가 자신에게 있음을 깊이 간직했다”고 지난 3월25일 말했다. 30일 단기참선을 끝내고 미국유학길에 오른다는 정하아린 씨(26, 전남 목포)는 “단순함을 실천하는 것이 참선이란 가르침에 매료됐다. 깨달음이 결국 마음을 쓰는 것이란 사실의 체감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5일 단기참선을 행한 코레일 기관사 정찬영 씨(51)는 “‘정신이 맑으면 삼매가 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오락가락하는 마음을 다잡고 평소 야근에 시달린 몸과 마음이, 결국에는 ‘길들여져 무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활인선원장 대효스님은 “참선은 평등과 평화의 완성을 이루는 가장 뛰어난 길이란 가르침에 충실하려 한다”고 지난 3월25일 기본관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