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올스타전 주연’ 이대호, 한국인 자존심 세웠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빅보이'는 위대했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가 열도를 흔들었다. 한국프로야구 간판스타의 자존심을 세운 '별들의 잔치' 주연이었다.
이대호는 20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에 출전해 홈런더비 우승에 이어 감독 추천 자격을 깨고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하는 위용을 뽐냈다. 일본프로야구가 인정한 거포 중의 거포였다.
↑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홈런(15개) 선두인 이대호(오릭스 퍼펄로스)의 손맛은 시원했다. 올스타전 홈런더비 준결승전 5개에 이어 결승전에서도 6개의 홈런을 쏘아 올려 지난 2010년 김태균(한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한국인 우승자가 됐다. 사진= 김현민 기자
↑ ‘빅보이’ 이대호가 일본 열도를 흥분시켰다. 20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 퍼시픽리그 4번 타자 겸 1루수로 나선 이대호는 경기에 앞서 열린 홈런더비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인의 자존심을 세웠다. 사진= 김현민 기자
올스타전에 앞서 홈런더비에 나선 이대호의 표정은 밝았다. 일본 진출 첫 시즌 전반기 성적이 만족스러웠기 때문. 이대호는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에서 세운 7관왕의 명성 그대로 전반기 주요 타격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퍼시픽리그 전반기 83경기서 15홈런 56타점으로 2관왕. 타율도 0.302로 끌어올려 6위에 올라있다.
특히 5월 이후 '거포 본능'이 살아났다. 5월 한 달 동안 타율 0.322, 8홈런, 19타점을 몰아치며 퍼시픽리그 월간 MVP에 선정됐고, 6월에는 타율을 0.361까지 끌어올렸다. 이대호의 전반기 페이스는 최근 일본 리그서 활약했던 이승엽(삼성)과 김태균(한화)을 뛰어넘는 성적이다.
시즌 초반 1할대 수모를 당했던 이대호의 일본 적응이 성공적이라는 방증. 이대호의 위상은 올스타전에서 드러났다.
이대호는 퍼시픽리그 1루수 부문 올스타 팬투표에서 이나바 아츠노리(니혼햄)에게 밀렸다. 1위 이나바는 42만6,066표, 2위 이대호는 18만9,866표로 큰 격차였다. 선수 투표에서도 이나바는 309표 이대호는 184표에 그쳤다. 그러나 퍼시픽리그 사령탑을 맡은 아키야마 고지(소프트뱅크) 감독의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팬투표를 중요시하는 올스타전 특성상 이날 선발 출장이 어려웠던 상황. 그러나 이대호는 당당히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내야 플라이 2개와 내야 땅볼 1개로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팀의 1-4 패배를 지켜봤지만, 퍼시픽리그 최고의 4번 타자라는 것을 입증한 출장이었다.
일본 리그 첫 올스타전 무안타의 아쉬움은 경기에 앞서 열린 홈런더비에서 날렸다.
이대호는 올스타전 1차전 홈런더비 팬투표에서 퍼시픽리그 타자 중 가장 많은 4,627표를 획득해 리그 홈런 2위인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2천864표)를 크게 따돌리고 출전했다.
준결승 첫 번째 경기에 나선 이대호는 지난 2010년 김태균에 울었던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자이언츠, 4개)를 다시 한 번 무너뜨리며 홈런 5개를 터뜨려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올 시즌 24홈런으로 일본프로야구 전체 홈런 1위에 빛나는 블라디미르 발렌티엔(야쿠르트 스왈로즈). 그러나 이대호 앞에 선 발렌티엔은 한 없이 작았다. 준결승전에서 8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발렌티엔은 단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고, 이대호는 준결승전보다 1개 많은 6개의 홈런을 날렸다. 한국인 거포의 위상을 드높인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성공적인 전반기 마무리로 반갑게 올스타전을 맞이한 이대호. 일본 열도를 들썩이게 만든 '빅초이'의 올스타전 위상은 후반기 더 강렬하게 다가올 예고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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