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 보기 좋으라고
당나라 숙종은 바위굴에 살고 있는 라찬선사를 찾아갔지만
선사는 황제를 본척만척하고 모닥불에 감자만 굽고 있었다.
감자가 다 익자, 그는 콧물이 줄줄 흐르는데도 닦지 않고 혼자서
먹기만 했다. 민망해진 황제는 한마디 던졌다.
"스님, 우선 그 콧물이나 좀 닦으시지요."
"흥, 사람들 보기 좋으라고?"
한 평생을 남들 보기 좋으라고 살아가는 것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게 남들의 눈과 입 때문에 진짜 내가 아닌,
가짜 나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정우(군승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