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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8-12 17:31
일간스포츠 양승호감독 (양승호 감독의 고백 “선수들을 믿어야 했다”)
 글쓴이 : 원오사
조회 : 2,872  

양승호(51) 롯데 감독의 책상 위에는 카탈로그가 두 개 놓여져 있다. 하나는 경기 일정을 빼곡하게 적어놓은 달력. 또 하나는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원오사'라는 사찰에서 발행한 잠언집이다. 현재 원오사 주지인 정관스님은 롯데가 2005년 겨울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훈련할 때 구단과 인연을 맺었다. '아침마다 힘차게 외우고 하루를 시작하라'는 이 책자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과거를 붙잡고 놓지 않는 것은 다만 제 마음일 뿐이다. 과거의 잘못을 지우는 비결은 오직 과거에서 마음을 떼어 놓는 데 있다'. 양 감독은 "쉬면서 언제라도 읽을 수 있도록 잘 보이는 곳에 뒀다. 자주 읽는다"면서 "종교는 없지만 문구가 좋아서 마음의 중심을 잡는데 도움된다"고 했다.

롯데는 현재 4위다. 지난 4월 바닥까지 내려가며 코칭스태프까지 변경했던 롯데다. "이제 조금 마음을 놓았는가"라고 묻자 양 감독은 "첫 감독직을 맡으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제 인내와 참는 법을 배워간다"고 답했다. 롯데는 화끈한 방망이에 비해 불펜진이 약하다는 평을 듣는다. 실제로 타격 10걸 안에 롯데 선수는 5명이나 포진돼 있지만,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8개 구단서도 높은편에 속한다. 불안한 허리를 보완하기 위해 양 감독은 고원준과 외국인 선수 코리와 부첵 등을 계투로 올렸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는 "너무 조급했다. 조바심이 난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양 감독은 "선수들을 믿어야 했는데, 내가 확실히 믿음을 주지 못했다. 주변 말보다 선수들을 믿고 맡겼어야 했다"면서 "필승계투조는 우리팀서 가장 잘하는 선수고, 팀을 승리로 이끌어 가야 할 선수다. 결국,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것 아닌가. 무조건 믿고 신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 감독의 얼굴이 한결 편안해보였다. 초보감독. 나름의 스트레스와 고충을 이겨내기 위해 자주 읽는다는 문구에 새삼 눈이 갔다. '나날의 아침은 지난 과거를 마음에서 떼어버리고 새로 태어나는 기회다'.


부산=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