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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7-06 00:31
49재는 안 지내도 되는 건가요?
 글쓴이 : 이인경
조회 : 22,004  
안녕하세요? 시님, 별일 없으신가요?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오늘이 발인이었습니다.

어제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49재를 안 지낸다고 하네요.

복잡한 가정사 탓인듯 합니다.

친구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10여년전에 이혼을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못 이겨 어머니가 세 딸을 데리고 집을 나오신거지요.

어머니가 힘든 일을 하시면서 세 딸을 대학까지 다 시키셨고, 둘은 결혼도 해서 사위가 둘이고 손자 손녀가 셋입니다.

이혼이후 한번도 아버지와 연락한 적이 없다고 하네요.

딸들은 아버지에 대한 애증으로 결혼할 때조차도 아버지에게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49재를 지내지않겠다고 하신답니다. 그냥 매년 제사만 지내구요.

어머니가 지금도 힘들게 사셔서 49재 지낼 형편이 안 되시고, 딸들을 버린 아버지의 49재를 딸들에게 지내라고 말씀하시는 게 힘드셔서 그런 게 아닌가 짐작해볼 뿐입니다.

어머니가 문상 갔더니, 많이 우시더라구요.

헤어져 산 남편이다보니, 정말 만감이 교차하셨겠지요.

돌아가신 후 49일째에 7번째의 재판관을 만나 육도윤회 중 어느 곳으로 결정되는 것이 49일이고, 그때 불법을 깨닫고, 좋은 곳으로 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게 49재의 의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생이 행복하지 않으셨고, 아버지로 인해 고통이 컸던 만큼, 오히려 49재를 더 지내드려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상 중인 사람에게 설교하듯이 49재에 대해 말하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아, 그냥 49재 올려서 아버지가 좋은 곳으로 가셔서, 다음 생에 좋은 인연으로 만나는 것도 효도하는 길 인거 아니겠냐고 말하고 말았습니다.

그랬더니, 제 친구 첫 마디가, "49재... 비용이 너무 크잖아..."하더라구요.
제 친구도 딱히 소속된 사찰은 없지만, 불자입니다.

친구 어머니 경제적으로 많이 힘드시고, 제 친구도 없는 살림에 살아보겠다고 허리띠 졸라매고 정신없이 사는 줄 알면서, '49재' 운운한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49재도 안 지내드리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참 안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불자로서,
절에서 재에 대한 큰 비용에 대해, '왜 비용이 그래야만 하지?'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도대체 얼마인 거야?'하며 '가' '격'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없는 사람', '있는 사람'이라는 마르크스적 양분론의 입장에서 막 화가 나기도 하고, 불자라는 긍지가 많이 수그러들기도 했습니다.

49재 지내야 되나요? ------------- 질문이 너무 허덥하네요

없는 사람들 49재는 어떡하면 좋을까요? -------------- 이 질문도 여전히 허덥....

원오사 11-02-19 13:05
 
많은 불자들이 불교의 재(齋) 의식인 천도재(天度齋)와 49재에 대하여 들은 말은 많을 것이나 그 경전의 전거(典據)를 포함하여 일반 사람들이 올바른 내용을 숙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제사는 돌아가신 조상이나 여타 가족을 추모하기 위하여 기일에 갖는 세속의 의식인데 반해 재(齋)는 불교에서 부처님이나 도덕이 높은 스님들게 공양물을 받들어 올린다는 뜻이다.

유교는 죽음을 해체(解體)로 보는 반면, 불교는 죽음을 윤회의 과정으로 보기 때문에 제사(祭祀)와 재(齋)는 의미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천도재(天度齋)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하는 의식으로 특정한 사람이 죽은 後 일정한 시기에 행하는 의식과, 모든 영가들을 위한 의식으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정한 시기에 지내는 대표적인 의식이 49재(齋)이다. 이는 사람이 죽은 後 명부(冥府)의 시왕(十王)에게 칠일 마다 심판을 받는다는 한국불교의 전통적인 신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 중 49일이 되는 날, 염라대왕의 영향력이 제일 크다고 믿어 49일이 되는 날 재를 제일 크게 지낸다. 천도재는 망자의 자녀들이 재주(齋主)가 스님들에게 청하여 의식을 진행하고, 또 연고 없는 무주고혼(無主孤魂)들의 극락왕생을 위해 지내는 수륙재(水陸齋)가 있다.

49재는 <지장보살본원경 도리천궁 신통품>에서 그 경전적 전거를 찾을 수 있다. “염부제에서 악을 지은 중생은 처음 죽어서 49일이 지난 뒤에 그를 위하여 그를 위한 공덕을 지어 지옥고난에서 구해주는 계사(繼嗣=대를 이을 자식)가 없거나 또 살아 있을 때 지어놓은 복이 없으면 마땅히 앞서 지은 죄업(罪業)으로 인하여 지옥벌을 받게 된다”.

또한 <지장본원경 이익존망품>에는 “만일 곧 몸이 죽은 後 49일 안에 가족 친지들이 널리 여러가지 좋은 일을 지어주면 : 능히 저 중생으로 하여금 영원히 악취에서 떠나서 태어나게 하며, 인간 몸이나 천상에 태어 날 수 있으며, 뛰어나게 기묘한 즐거움을 받게 하며, 현세의 권속들에게도 이익이 한량없다”. 이같이 망자와 현세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은 곧 현세인에게 망자를 위하여 재를 지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곧 죽은 부모를 위해 효의 실천으로 이어 지고 있다. 지장보살의 전생인 바라문의 딸 ‘광목녀’는 지옥에 빠진 어머니를 구제하려는 효심으로 재를 지내고 공양을 올렸다. 그리고 어머니를 구제한 後 큰 서원을 세우고 지장보살이 되었다. 곧 지장보살의 본원의 출발은 효사상(孝思想)에서 시작됨을 알 수 있다. 이처럼 49재를 지내서 망자를 천도하는 것은 결국 효사상이 근저에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사론(俱舍論)>에 의하면 한 인간의 존재 양상을 사유(四有)로 구분 하는데 생명이 결정되는 찰나를 생유(生有), 이로부터 임종 직전 까지를 본유(本有), 임종하는 찰나를 사유(死有), 다시 생명이 결정되는 생유(生有) 이전 까지를 중유(中有)라고 한다. 따라서 인간은 죽으면 중음(中陰)이라고도 불리는 중유의 상태로 얼마간 있게 되며, <구사론>과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등은 중유에 대해 만일 만약 출생의 조건을 만나지 못하면 다시 수 차례  죽고 태어나는 식으로 7일을 여러 번 경과 하는데, 그 최대 기간은 49일이라 한다. 즉 사람은 죽어서 칠일 마다 생사를 반복하다가 마지막 49일째는 반듯이 출생의 조건을 얻어 다음에 올 삶의 형태가 결정 된다. 보통 칠일 마다 재를 올릴 때 처음 지내는 재를 초 재라하고 다음부터는 이재 삼재… 여섯번재 까지는 간소하게 하지만 막재를 중요시 한다. 이렇게 하여 다음 생을 받을 因緣이 정해져 본생처(본생처)로 가서 다시 좋은곳에 태어 나는 것이다.

49재란 죽은 뒤 매7일 마다 일곱번 재를 지낸다는 것을 뜻한다.
이 기간 동안 영가는 중유(中有antarrabhavr)의 상태에 머무는데, 이를 중음(中陰)이라고도 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생전의 업(業)에 따라 다음 생의 보(報)를 받게 되며, 이 보에 따라 다음 생에 태어 나는 세계가 결정되며, 이를 유정육도(有情六道) 윤회(輪廻)라 한다. 영가를 위해 알맞은 의식을 거행하면 영가는 휼륭한 다음 생을 받는다고 한다. 근래에 와서 불교 뿐만이 아니라 한국에서 신행 되는 타 종교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 중에는 불교의 49재를 원용하여 재사의식을 거행하고 있어 흥미롭다.

 망자에 대한 효의 사상은 종교적인 차원을 넘어 바람직한 의식이라 할 수 있다. 49재는 극악자와 극선자가 아닌 중간자를 위한 천도재라고도 한다. 극악자는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 지옥으로 가고, 극선자는 생전의 善業에 힘입어 극락에 가기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들의 기도 영험이 별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중간자는 다음 생이 선과 악, 행업의 기억 중에서 왔다 갔다 하여 최장 49일 동안을 음계(저승)에 머무는데, 이때에 높은 법력이 있는 스님들의 원력과 後손들의 진실한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마음이 한데 어우러져 영가의 마음을 삼보께 의지하여 안정 시켜주면 악도에서 태어 나지 않기 때문에 천도재를 불교에서는 진정한 자비와 보시의 기원으로 거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다 보면 천도재의 의미를 모르고 넘어가기도 하고, 알아도 절에서 큰 돈을 요구하는 불미스러운 일로 하여 회피하는 일은 안타까운 일이며, 사찰에 계시는 스님들의 올바른 포교가 절실히 필요하며, 신도들은 이 글을 읽고 안목을 넓혀 망자의 못다한 한을 풀어주고 살아 있는 자가 망자에 대한 죄의식이 있다면 필히 천도재를 지내주고 선자로서의 공덕을 쌓아 언젠가는 나도 갈 길에 불편함이 없길 바라는 맘에 이 글을 올립니다.

법천당 오성스님글 빌림.